뻔뻔함이라는 단어에는 부정적인 요소가 강하게 박혀 있어요. 그래서 안좋은 뜻으로 많이 쓰이죠. 그런데 뻔뻔한 곳이 돈을 더 잘번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특히나 장사할 때 이 뻔뻔함은 필수예요. 예전에 제가 홍은동에 살았을 적 중국집, 치킨집, 세탁소, 편의점이 몇 개씩 있었는데 그중 제가 자주 방문하는 가게들이 있었어요. 단골이 된 이유는 늘 같았고요.
예를 들면 치킨집의 경우는 레몬치킨이라는 신메뉴가 나왔음을 알리는 큼지막한 현수막을 걸어놓은 가게에 갔고, 세탁소는 ‘특허받은 어쩌고 저쩌고를 사용해 때를 잘 빼준다’고 적혀 있는 곳에 갔어요. 편의점도 외부에 ‘오늘의 1+1 제품’에 대한 포스터를 붙여둔 곳에 갔고요.
저는 레몬치킨을 먹지 않았고, 특허받은 때 빼는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았고, 1+1 제품을 사지도 않았는데 늘 그곳들을 이용했죠. 이유가 뭘까요? 네. 맞아요. 자신감 있게 어필하는 그 가게들이 마음에 들었던 거예요. 무언가 차이점이 있겠지 하면서 말이에요. 사실 그 가게들을 보고 ‘뻔뻔하다’고 할 수도 있어요.
그리고 요즘은 제대로 뻔뻔한 가게들이 정말정말 많이 보이기도 하고요. 동네에서 제일 맛있는 중국집이라고 광고를 하는가 하면 맛없으면 환불해 주겠다고도 해요. 진짜 환불을 해줄까 싶은 생각에 들어가 본 적도 있어요. 얼마 전에는 이제 막 오픈한 치킨집 현수막에서 이런 문구를 봤어요. “1단지를 접수하러 왔습니다.” 이미 버젓이 장사하고 있는 치킨집이 바로 앞에 있는데 당당하게 저렇게 붙여놓았더라고요.
뻔뻔함도 용도만 잘 찾으면 우리가 하는 일에 큰 도움이 돼요. 한양대학교 경영학부 정기인 교수님의 저서 《뻔뻔해야 성공한다》는 출간된 지 거의 10년이 넘은 책인데 지금 봐도 아주 흥미로워요. 책에는 이런 내용이 나와요. “세상은 뻔뻔한 사람이 유리하도록 설계됐다. 뻔뻔한 세상에선 뻔뻔해야 살아남는다.” 장사도 마찬가지예요. 뻔뻔함에서 자신감이 나오는 경우가 많거든요.
이런 고민을 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 같아요. ‘난 동네에서 제일 맛있지 않은데.’ ‘우리 집은 프랜차이즈라서 완전히 천편일률적인 맛인데..’ 아니에요. 거기서부터 시작하면 돼요. 오늘 바로 문구를 생각해보세요. 가게 앞에 붙일 문구, 메뉴판에 넣을 문구, 비즈프로필 소식에 당당하게 올릴 수 있는 문구. 우리 집이 최고라고 그렇게 한 번 광고를 해보세요.
그저 손님이 오면 오고 말면 마는 운영을 하다가 스스로 최고라고, 맛있다고 선언하게 되면 그 선언을 따라가게 되어 있어요. 연구하고, 공부하고, 증명하기 위해서 노력한다는 거예요. 《자기 선언의 힘》이라는 책에서는 “비즈니스에 필요한 능력을 자기선언문으로 만들어 보면 좋다. 인생의 Being이 명확하면 Doing 또한 분명해진다.”
즉, 내가 만들고 있는 이 음식이 동네에서 제일 맛있어야 많이 팔릴 것이고 그걸 먼저, 미리 손님들에게 선언하면, 이루어질 수 있다는 거예요. 일단 우리 동네에서는 1등을 찍겠다라는 선언이 필요한 거죠.
자기 자신을 낮추지 마세요. 우리 가게를, 우리 음식을, 우리 제품을 낮추는 건 겸손한 게 아니라 자존감, 자신감이 없는 거예요. 오늘이라도 그 맛있는 음식을 사람들이 먹고 환호할 수 있도록 문구를 바꿔 보세요. 조금은 강렬하게, 그리고 약간은 뻔뻔하게 말이에요
해당 콘텐츠는 책 《처음 하는 장사 공부》를 발췌한 내용으로 2024.06 기준 작성되었습니다.